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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R]강제이주에 내몰린 동아프리카 성소수자

난민인권센터 2016. 9. 12. 10:41

※난민인권센터에서는 국내 난민 현황에 더해 해외 각지에서 전해오는 난민들의 삶과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소식을 전합니다


강제이주에 내몰린 동아프리카 성소수자




(출처: https://flic.kr/p/kgeA84)

2013 12, 우간다의 반동성애법이 통과된 후로 수백만 명의 성소수자들이 안전을 위해 케냐로 피신했다.


지난 10여 년간, 우간다의 성소수자들은 안전과 피난처를 찾아 외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2013 12월 우간다의 반동성애법 통과 이후, 난민 신청자들의 수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케냐의 다른 보호 기관들의 정보에 따르면 2014 1월과 2015 2월 사이에 최소 400명의 우간다 성소수자들이 케냐로 들어왔다. 신원이 확인된 이들 중에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게이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한, 난민 신청자들 이외에도 일시적으로 케냐로 이주한 이들에 대한 소식도 들리고 있다. 이들은 국경의 공식적인 검문소를 통해 합법적으로 들어오거나 불법적인 경로로 들어오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를 포함한 국제기구들과 지역단체, 난민 보호 단체들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느라 고군분투해왔다. 반면, 케냐 정부는 케냐의 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가혹한 조치들을 도입했다. 케냐의 이런 힘겨운 상황과 복잡다단한 유출입 요인들을 고려해봤을 때, 우간다의 인구 유출의 원인을 해결하고, 케냐로의 강제이주에 내몰린 성소수자들의 현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요구된다.


유출입 요인들

반동성애법이 가장 뚜렷한 유출 동기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최근의 전례 없는 탈출의 유일한 동기인 것은 아니다. 우간다에 많은 유출 요인들이 선재하고 있는 와중에, 법안의 통과로 차별과 학대가 합법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악화된 것뿐이다. 성소수자 집단을 돕는 우간다의 시민단체들은 2014년 협박, 폭력, 해고, 퇴학, 커밍아웃 보도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반동성애법에 따라 일반인들에게 성소수자들을 경찰에 밀고할 의무가 부과되었다는 믿음이 널리 퍼지면서 법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가족들은 성소수자 가족원을 거부하거나, 쫓아내거나, 경찰에 신고했다. 동시에 동성애 지지가 금지된다는 법 조항의 위협에 따라, 성소수자 집단을 돕는 많은 시민단체가 아예 그들의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했다. 결국, 각종 위협에 직면한 성소수자들의 기초생활과 이주에 대한 수요는 이러한 시민단체의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


 ▲우간다 반동성애법에 반대하는 활동가 (출처: https://flic.kr/p/7gSvMn)


2014 8월 우간다 대법원의 반동성애법 위헌 선언은 적대적인 환경에 거의 변화를 주지 못했다. 몇몇 우간다의 시민활동가들은, 위헌 선언이 이 법의 본질적 내용이 아니라 절차적 문제로 위헌 선언이 됨으로써 오히려 대중이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더 대담해지게 하였다고 지적한다. 특히 우간다 국회의원들이 법안의 재도입을 청원하고, 2014 11월 정치인들이 성소수자 단체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법, ‘비정상적 범죄의 장려 금지 법안을 고안한다는 소식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체포와 폭력이 성소수자들의 이민을 가속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이후, 새로운 법안은 또다시 공포를 조성했다. 성소수자들은 이제 단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고 싶지 않은 마음뿐이다.

케냐에서 유엔난민기구와 유관 단체들은 우간다의 이 예상치 못한 사태를 우선순위로 두고, 우간다인들의 정착 지원에 속도를 냈다. 보통 난민들이 재정착을 위해 수년을 대기해야 하지만, 우간다인의 경우 케냐로 넘어와서 미국에 재정착하기까지 8개월이 걸리는 기록을 세웠다. 나이로비의 난민 신청자 중 카쿠마 난민 캠프로 가길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는 유엔난민기구의 협력 기관에서 한 달 치 봉급을 제공했다. 또한, 케냐의 성소수자 단체들은 기존의 원조 프로그램을 새로 도착한 자들에게 제공하거나 우간다인들의 특별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 프로그램을 발족시켰다. 케냐의 이러한 프로그램들과 유엔난민기구의 신속한 원조에 대한 소식이 우간다에 널리 퍼지면서 더 많은 우간다인을 끌어들였다. 이러한 유입 요인은 특히 우간다의 젊은 성소수자들에게 강하게 작용했다. 이들은 자국에서 차별과 오명으로 교육과 취업의 기회가 가로막히고, 사회적 안전망의 결여로 취약 계층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전적 상황

케냐로 도망 온 우간다 성소수자들은 더 안전하고 우호적인 환경과 서구로의 탈출을 기대하지만, 이러한 환상은 곧 깨졌다. 동성애 혐오의 측면에서 보자면, 케냐라고 해서 우간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케냐에도 성소수자들을 임의로 감금하고 괴롭히는 데 사용되는 반동성애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간다 성소수자들은 카쿠마에서 유엔난민기구의 직원들과 경찰에 의한 차별, 다른 난민들의 협박과 괴롭힘, 폭행을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대부분은 더 안전함이 보장된 보호 구역으로 이주하지만, 이로 인해 이들의 정체성은 더 뚜렷이 드러나게 된다.


▲케냐 난민캠프 사람들 (출처: https://flic.kr/p/677vH7)


나이로비 역시 더 나을 게 없다. 케냐 정부의 난민수용정책에 따르면, 난민 신청자들은 지정 구역 이외에서 거주하는 것이 불법이고, 이에 따라 이 구역 외에서 경찰에 발견되는 경우 벌금과 감금에 직면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반테러정책에 따라 모든 케냐의 외국인들은 언제든 체포, 구류, 학대, 국외 추방에 내몰릴 수 있다. 우간다의 성소수자들은 안전하고 저렴한 거주지를 찾아 고군분투해야 했다. 어떤 이들은 이웃의 신고로 경찰에 넘겨졌고, 폭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유엔난민기구와 여러 단체에서 제공되는 경제적, 사회적 원조가 있지만, 그런데도 많은 우간다인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합법적으로 일할 권리가 없는 상태에서 비싼 케냐의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유엔난민기구의 신속한 조치와 나이로비의 경제적 원조로 인해 모든 우간다 성소수자들은 처한 상황의 취약성에 상관없이 동등한 수준의 원조를 받을 수 있고, 케냐는 재정착을 위한 확실한 루트라는 믿음이 퍼져나갔다. 그러나 증가하는 난민의 수와 제한된 경제적 자원으로 인해 유엔난민기구와 관계기관들은 그들의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지 재고해야만 했다. 한편 인신매매와 난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는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2014년 말, 유엔난민기구와 관계기관들은 우간다 성소수자들을 자동으로 취약계층으로 분류하는 시스템 대신에 각 사안에 따른 수요를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케냐의 성소수자 단체의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봤지만, 유엔난민기구에서 원하고 이민자들이 요구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지 않았다. 심지어 케냐의 성소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충분치 않았다. 기존의 건강 및 상담 프로그램을 우간다인들에게도 확대하거나 임시 숙소 및 원조를 제공한 케냐의 성소수자 단체들은 인도적, 경제적 자원에 많은 압박을 느꼈다. 많은 단체들은 또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인해 그들의 업무가 위험에 처하고, 성소수자 사회에 관심이 높아짐으로 인해 그간의 성소수자 운동의 성과가 위태로워질까 두려워했다.

한편, 우간다의 성소수자 단체들은 케냐로 달아난 이들의 안전과 복지에 깊이 우려를 표하면서도, 국경을 넘어 직접적인 원조를 제공하는 것은 능력 밖이라는 입장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기금 모금 운동을 하고 원조를 제공하며 더 안전한 삶으로의 도망을 약속하는 국제적 활동가들에 의해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난민들은 높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절차가 지연됨에 따라 재정착을 염원하던 난민들을 원조하는 일은 더욱 도전적인 과제가 되었다.


 

케냐 난민캠프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 (출처: https://flic.kr/p/677vR5)


제안

정보 제공은 개개인이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다. 우간다의 성소수자 단체들은 믿을 만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난민 신청 절차, 난민 캠프의 현실, 나이로비에서의 위험, 정착의 기회 등에 관해. 이러한 정보는 성소수자 운동가들과 시민단체를 통해 취합된 후, 비공식적 네트워크,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지방 및 다양한 계층의 성소수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케냐 또는 동아프리카의 다른 나라 등 더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선택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역 단체들은 위험 평가, 재정착 가능성 탐색, 더 효과적이고 구조적인 소통 수단의 개발에 힘써야 한다. 우간다 시민단체들은 또한 난민들이 각 국가에서 받는 이민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서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

기부자들과 지역 단체들은 첫째, 국외 유출을 이끄는 문제들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지 현재의 프로그램에 대해 평가하고, 둘째, 건강·심리상담·생계수단에 대한 원조 프로그램의 확장 방안을 탐색하고, 셋째, 성소수자들의 안전을 강화할 방안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케냐에서 난민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 단체 및 성소수자 단체들은 새로 도착한 자들에게 바로 난민 신청을 권유하는 대신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강제로 자국을 떠난 이들에게 재정착만이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단체들은 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줌으로써 자신의 욕구, 우선순위, 가능한 해결방안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케냐의 성소수자와 난민 담당자들과 같은 지역 주민들의 조언은 지역적 상황(노동 허가, 복지 서비스를 받는 방법 및 더 안전한 거주지를 찾는 방법)에 대한 이해에 있어 필수적이고, 개인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재정착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모든 난민이 재정착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케냐에서 거처를 마련하고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그러나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급증할 경우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단체 및 지역의 성소수자 원조 단체들이 더욱 접근하기 쉽고 특화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민감성 훈련도 중요하다. 또한, 특히 경찰과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민감성 훈련을 함으로써, 특히 난민 캠프에서 괴롭힘과 편견이 줄어들도록 해야 한다.

우간다와 케냐 양국의 성소수자 단체들의 협력은 현 상황으로 야기된 문제점을 명확히 하고, 그 수요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강화하고, 유엔난민기구 및 각종 단체와 원조자들에게 적확한 도움을 요청하게 해줄 것이다


원문기사: 지타 조모로디(Gitta Zomorodi)

원문링크: http://www.fmreview.org/solutions/zomorodi.html

번역: 최하나, 유담실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김지예 (난민인권센터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