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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활동가이야기

우선 사람이 중요하지요

"Mr. Kim 아내가 코피를 흘리고 얼굴이 창백해졌어요. 머리가 너무 아프데요." 9월 출산예정의 임산부 아내를 둔 난민신청자 A씨로부터 걸여오는 전화다. 하루 이틀 간격을 두고 걸려오는 전화는 창립 초기 아무런 기반이 없던 우리에겐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온게 사실이었다.

내부 회의를 거친 후 가용한 모든 관계를 총 동원하여 병원을 수소문해 보았지만 아무도 이 산모를 받아주지 않았고 한결같이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하였다. 의료보험 혜택도 없는 외국인에다가 고혈압이 있고 임신 중독증이 의심되는 이 산모를 개인 산부인과에서 받기는 어려웠을거라 이해도 되었다. 하지만 대학병원은 비용이 엄두가 나지 않았고 복지프로그램이 있다지만 절차도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이래저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던차에 또 전화가 왔다.
"Mr. Kim  아내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요."
병원을 수소문한끝에 이 분이 임신초기 딱 한번 검진받았던 여성전문병원과 어렵게 연결되어 무작정 데리고 갔다.

그런데 병원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다 문득 우리 단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립 초기라 이런 상황에 대한 기준도 미처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체 존립을 좌우할 수도 있는 사안을 사무국 재량으로 처리하는것에 대해 솔직히 겁(?)도 나기 시작했다. 고민끝에 김규환 대표께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 임산부 상황이 너무 좋지않아 무작정 병원에 데려오긴 했는데 환자 상태로 보아 이 병원에서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 대학병원으로 가야한다면 비용이 어느정도일지, 우리 단체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김규환 대표의 한마디로 모든 상황이 정리되어 버렸다.

"우선 사람이 중요하지요"







* 케테 콜비츠_Junges paar(젊은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