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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활동가이야기

이모와 삼촌을 찾습니다.



이모와 삼촌을 찾습니다.

 

한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작년 12 27, 오후 6시 서울 어느 병원에서.

이 아이의 엄마는 여성할례를 거부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난민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이 아이의 엄마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인도적 지위를 부여해주었지요.

 

이 아이는 여느 아이와는 다른 성장과정을 걸어야 합니다.

이 아이는 무국적입니다.

이 아이는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아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할 수도 없겠지요.

이 아이는 무관심에 방치된 채 낯선 이국 땅에서 평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아이는 출산 전에 부모나 친척이 미리 준비하는 그 흔한 출산용품 하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에게 이 보다 더 큰 아픔이 기다리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이 아이의 엄마는 HIV 양성입니다.

이 아이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엄마의 나라에서 에이즈로 돌아가셨습니다.

HIV 양성의 경우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수술을 통해 출산하지만

산통이 오고 30분 만에 불쑥 나와버린 이 아이를 향한 모두의 관심은 자연분만 과정 중의 HIV 감염여부 입니다.

하지만 18개월 정도 되어야 정확한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아이는 한 번 더 여느 아이와는 다른 성장과정을 걸어야 합니다.

이 아이는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한 달 동안 엄마와 떨어져 병원에 있어야 합니다.

이 아이는 모유를 먹을 수도 없습니다.

이 아이는 감기만 걸려도 감염내과가 있는 큰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 아이는 3개월, 6개월 정기적으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HIV 양성에 난민으로도 인정받지 못한 엄마를 둔 무국적 외국인 아이

 

세상에 태어난 지 10일도 안된 어린 생명이 짊어지기엔 너무 버거운 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리려 합니다.

 

첫 조카가 태어났을 때의 감격을 이 아이에게도 쏟아 부어 주세요.

첫 조카를 안고서 예뻐 어쩔 줄 몰라 했던 그 사랑을 이 아이도 맛볼 수 있게 해주세요.

첫 조카를 위해 용돈을 아껴 선물했던 앙증맞은 신발, 우유병, 장난감.. 이 아이도 갖게 해주세요.

 

겨울에 태어난 아이.

엄마와 아이 홀로 견디기엔 너무도 춥고 외로운 한국의 겨울입니다.

 

HIV 감염인, 외국인

이 모든 것을 떠나 인간애로, 따듯한 마음으로 이 아이의 이모와 삼촌이 되어주세요.

가족이 되어주세요. 함께 키워주세요.

아직 희망을 갖고 지켜봐야 할 어린 생명입니다. 양육비만큼이라도 후원을 부탁 드립니다.

 

긴급구호 기금: 국민은행 233001-04-225116 (예금주: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