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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분만에 끝나는 한국 난민심사, 너무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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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만에 끝나는 한국 난민심사, 너무 '황당'
[탐방] 피난처와 난민인권센터 등, 난민을 돕는 사람들을 만나다


이종연 기자

09.12.02 11:28 ㅣ최종 업데이트 09.12.02 14:06
 
  
영화 <호텔 르완다> 포스터(왼쪽)/영화 <디스트릭트9> 포스터
ⓒ 동숭아트센타·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
호텔르완다

'난민'을 주제로 일주일에 한 번씩 스터디를 했었다. 난민인권센터 최원근 사업팀장과 일대일로 진행했는데 꽤 빡빡한 수업에 때마다 숙제까지 있었다. 한 번은 <호텔 르완다>를 보고 영화감상문을 써오라고 해서 별생각 없이 영화를 보다가 눈물 마를 새 없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립이 심화되자 후투족 자치군은 투치족을 닥치는 대로 살해한다. 주인공 폴 루세사바기나는 투치족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지배인으로 근무하는 르완다 최고급 호텔에 가족들을 피신시키고, 수천 명의 난민들이 이 호텔로 몰려든다. 내전으로 난민이 된 사람들의 실상은 그야말로 참혹했다.

 


최근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소수자의 아픔을 리얼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보았다. 닐 브롬캠프 감독의 <디스트릭트 9>. 남아프리카공화국 상공에 외계인이 나타나자 국제사회는 국제법에 따라 그들을 수용하고 통제한다. 그러던 중 외계인 수용소 통제 직원인 비커스가 외계인 유전자에 감염된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싸움을, 영화는 공상과학영화로 충분히 잘 그려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영화는 인종차별이 횡행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괜히 영화 얘기를 한다. 누군가 솔깃해서 '난민'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난민이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제대로 된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난민 2410명, 우리나라 인구 2만 명당 한 명 꼴인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만나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가장 절실한 문제는 무엇인지 물어 보았다.

 



[NGO단체]
피난처와 난민인권센터

 

지난 6월 20일, 난민의 날에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난민 신청 후 1년 안에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난민들도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자 법무부는 이전까지 3~5년씩 끌던 난민 심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있다.

 

2009년 9월 현재, 847건을 심사했는데 이는 지난 15년 간 진행한 587건보다 훨씬 많다. 문제는 847건 중 난민 불허 결정을 내린 게 791건이라는 점이다. 난민 신청자들이 난민을 가장해 불법 취업을 하려는 속셈이 있을 수 있다고 법무부는 의심한다. 난민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정적이다. 불허 결정을 통보 받은 난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피난처'와 '난민인권센터'다.     



(중략)

 

 

난민인권센터(대표 홍세화·이하 난센)는 지난 3월 문을 열었으나, 김성인 사무국장을 비롯한 활동가들은 이전부터 난민 사역을 해 온 전문가들이다. 난센에는 지금까지 150여 명의 난민들이 다녀갔다. 대부분은 행정 소송을 도와달라고 오는 사람들이다.

 


난민들의 생활은 어떨까. 최원근 난센 사업팀장은 난민 신청자의 경우 대부분 생계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난민 인정자가 아닌 경우에는 최소한의 생계를 꾸릴 방법이 없습니다. 주거, 식량의 문제, 특히 의료 문제는 심각합니다. 출산이나 육아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해요. 후원이 들어오는 대로 돕고 있지만 이후에 다시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저희가 도와드리지 못할 형편이면 실망할 수밖에 없는 난민들을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긴급구호 기금으로 난민 도와주세요"

 

  
김성인 난민인권센터 사무국장
ⓒ 난센
난센

난센은 지난 11월 20일, 한국에 들어와 있는 2410명의 난민을 위한 '2410 사다리 짓기 - 월담'이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난민들을 위한 긴급구호 기금 조성을 위한 행사였다. 단체나 교회 등에서 일정액을 긴급구호 기금으로 후원받으면 필요에 따라 난민 아이들을 위한 분유, 기저귀 값은 물론이고 식료품까지 주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난센은 난민협약 가입국임에도 협약 내용을 준수하지 않는 법무부의 부당함을 고발하기 위해 국민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김성인 사무국장은 "이를 위해 300명의 서명이 필요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3000명 아니 3만 명의 서명이라도 받아 이를 바로잡고 싶어요"라며 "그래도 안되면 유엔 인권이사회에 한국 정부의 실상을 고발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던 것처럼 말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북한 인권에 기울이는 관심 10분의 1이라도 난민에 쏟아 주길 바랍니다"라고 바랐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