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강제이주 예방에의 노력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강제이주 문제를 비롯해 강제퇴거의 위험에 직면해 있거나 이미 퇴거를 당한 가족들이 처한 급박한 필요에 대응함에 있어 관련 인권단체들이 예방을 하나의 전략으로 채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칼킬야(Qalqilya)의 서안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8미터 높이의 장벽('분할철책')




이주 상황을 다루는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강제이주 예방 전략이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이스라엘이 취하는 조치와 정책은 여전히 직·간접적인 팔레스타인인 강제이주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와 같은 정책에는 토지를 획득하고, 인구통계학적 국경을 재설정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토지소유권을 박탈하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 UN 전문가 및 비정부기구들은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이스라엘이 지속적으로 자행해 오는 직간접적인 강제이주에 대해 거듭 규탄해 왔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에서 강제이주된 경우를 보여 주는 종합적인 수치는 나와 있지 않지만, 지역적으로 또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들과 UN이 집계한 내역에 따르면, 1967년 이후 동 지역에서 발생한 임시퇴거를 포함해 27만 명 이상이 강제이주를 당하였고, 이 중 절반 이상의 건이 지난 5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자 지구의 경우, 2008 12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이스라엘에 의해 자행된캐스트 리드(Cast Lead)’ 군사작전으로 15,700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2009, UN사무총장 소속으로 국내실향민의 인권을 다룬 대표부는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강제이주의 주된 사유로 습격 및 군대를 동원한 정화작전, 퇴거, 토지 전용, 주택 파괴, 정착촌 및 유관 인프라 건설, 소위 분할철책또는분리장벽의 설치, 정착민에 의한 폭력, 동예루살렘 내 거주권 철회 등을 꼽았다.[각주:1]

 

기존 강제이주민에 더해 서안지구 내 요르단 계곡 마을 전체와 93,000명으로 추정되는 동예루살렘의 인구가 추가로 강제이주 될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 계곡의 시골 지역, 분리장벽과 이스라엘 인프라 및 정착촌에 근접한 위치에 있거나 그 영향을 받는 동네, 동예루살렘에서 대피 또는 주택 철거 명령을 받게 될 지역 주민, 거주권 철회 또는 가족 상봉 권리의 제한을 받게 될 처지에 놓인 팔레스타인인, 이스라엘 국경 근방 완충지대 내 또는 그 국경 근처에 살고 있거나 이스라엘 군의 습격을 당할 우려가 있는, 혹은 완충지대를 확대시킨 범위에 거주하는 가자 주민 등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을 몇 곳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회복에의 노력과 한계로서의 취약성

 

강제퇴거를 피해 남고자 하는 사람들의 갈망은 이 지역 도시 및 시골 전역에 걸친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인 마을과 각 가구들은 강제이주로 연결되는 이스라엘 정책을 예방하거나 그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왔다. 수무드(sumud)라는 개념에 반영되어 있는, 또는 '한결 같은 인내'로 표현되는, 이들의 남고자 하는 완강한 의지는 자신의 집과 토지를 지킴과 동시에 강제퇴거의 결과를 냉혹하리만큼 상기시키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현 상황 및 그 운명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잘 설명된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 남고자 하는 선택은 자신의 땅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뿐만이 아닌 자산, 부동산, 생계수단 등의 결핍에 의해서도 결정되는데, 이 요소들은 한 가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데 있어 제약 요건으로 기능한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주민들에게는 거의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지역 공동체들은 다시 철거될 위험에 직면할지도 모를 인프라 등을 건설하는 데 한정된 자원을 동원하기도 하면서, 그들을 쫓아내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개발에의 노력을 해 왔다. 동예루살렘 내 수십 호의 마을과 근방 지역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대체개발계획 마련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계획들은 이스라엘 당국에 제출되어 인가를 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승인받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상 이 지역 곳곳의 개발계획은 40년 이상 동결되어 왔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강제이주 예방 전략은 일상생활과 얽혀있는 셈이며,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개별 행동, 사회운동 및 활동을 통해 강제이주 예방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 왔다.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국제 활동가뿐만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지역 공동체들도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전역에 걸쳐 이스라엘이 내세우는 정책에 맞서는 저항 운동을 펼쳐 왔다. 팔레스타인의 수천 가구가 상당한 비용과 긴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철거 명령, 토지 전용, 거주권 철회, 가족 상봉 거부에 대해 이스라엘 법원에서 이의 제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소송은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어떤 건들은 10년 가까이 지리하게 이어지며, 대게 상당한 수준의 개인 비용이 소모된다.

 

팔레스타인 지역 공동체와 활동가들은 협박, 체포,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데, 단지 자신의 보금자리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뿐인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 대가는 실로 크고, 쉽게 어림잡을 수도 없다. 가자의 완충지대나 요르단 계곡의 정착촌 인근의 농부들은 자신의 토지에 접근하는 것조차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퇴거나 가옥 철거에 맞서는 팔레스타인 가정의 경우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위협과 폭력, (때로는 수년 간 지리하게 이어지는) 이스라엘 법정 소송의 불확실성에 당면할 가능성에 놓인다.

 

이러한 과정들이 개인, 가정, 자녀들의 안녕에 미치는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영향은 지속해서 축적된다. 자신의 재산과 소유물을 지켜야 한다는 필요로 인해 위험에 빠지게 되고 이 위험은 이들이 경험하는 취약함, 트라우마, 불안만큼이나 크다. 이와 같은 위태로운 상황에 남을 수 없거나 또는 당연히 남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 가정이 당면할 어려움에는 설상가상으로 팔레스타인 사회의 압력도 한몫 하게 된다. 이스라엘 정책이나 조치에 동조했을 때 가해지는 사회적 낙인 또한 상당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위험은 경감하고 예방은 촉진하는

 

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 비정부기구를 포함한 인권단체들은 예방책이라고 할 만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처한 강제이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는 집이 철거될 위험에 처한 가구에 대한 긴급지원,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토지 및 기타 생계수단에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방식의 생계지원, 퇴거 또는 철거 명령 희생자 스스로는 물론 그들을 대신한 법적 대응, 그리고 거주권, 가족결합권, 토지접근권 박탈에 대한 항소 등이 포함된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및 국제 기관 다수에서는 이스라엘 정착민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상주를 할 뿐만 아니라 서안지구 곳곳의 검문소나 분리장벽 내에 위치한 여러 관문에서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UN,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국제 사회에서 온 활동가와 단체들은 강제이주의 현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고, 이미 강제이주 되었거나 그럴 위험에 처한 이들을 대신해 광범위한 옹호활동을 펼쳐 왔다.

 

그럼에도 강제이주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반면 강제이주를 거부한 채 남아 이스라엘의 잠식 정책에 대응함으로써 당면하게 되는 압박과 대가는 너무나도 크다. 철거 및 퇴거가 일어나는 현장에서 항의하는 시민들은 벌금, 괴롭힘, 더 나아가 체포의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실제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및 기타 지역에서 주택 철거를 막다가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해 왔다.

 

강제이주로 인해 영향을 받은 지역 및 그러한 위험에 놓인 지역에서는 UN을 비롯해 각국과 국제 사회에 소속된 여러 기구들이 제공해 주는 원조의 가치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국제사회가 이스라엘 관할 지역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 해결에는 실패했음을, 그리고 이러한 실패가 국제사회를 강제이주 과정에 무관하지 않게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제사회가 강제이주를 야기시킨 이스라엘의 정책과 행위를 지속적으로 규탄해 오고는 있지만, 그간 자행되어 왔고 또 계속 진행형 상태로 있는 행위에 대해 이스라엘에게 그 책임을 묻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제이주의 정도를 완화시키는 데 있어 인권단체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해 그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한계를 보인다. 강제이주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그들의 땅에서 내모는 데 분명한 의지를 지닌 국가에 대응해 과연 인권단체들이 이를 예방할 역량이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에 의한 대응책이 국제인권법을 수호하고 추가적인 강제퇴거를 예방해야 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강제퇴거를 예방하려는 팔레스타인과 인권활동가들의 노력을 지원하고 국제법에 의거해 이스라엘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강조해 온 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 그리고 전세계의 지지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이의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카림 칼릴 

(국내실향모니터링센터(Internal Displacement Monitoring Centre / www.internal-displacement.org) 애널리스트 / karim.khalil@nrc.ch)





원문출처: Forced Migration Review (Issue 41)

Attempts to prevent displacement in the occupied Palestinian ter


번역: 이선림(난민인권센터 통번역자원활동가)

감수: 김한나(난민인권센터 상근활동가)


 


 


  1.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인권에 관한 조사위원 보고서(Report of the Rapporteurs on human rights in the oPt)-2009년 3월 발행 http://tinyurl.com/UNHRC-03-0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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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난민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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