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정주한 부탄 난민들의 사회심리적 회복 문제



재정착한 부탄 난민의 높은 자살률 타개를 위해서는 문화적인 적절성을 담보로 공동체에 기반한 접근 방식의 정신건강 의료서비스가 요구된다.


재정착한 부탄 난민 여성이 다막(Damak)에 있는 국제이주기구 네팔 해외통관사무소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1980년대 말 부탄 정부는 부탄 인구의 약 6분의 1에 해당되는, 그 대부분이 네팔어를 구사하는 소수민족들의 축출을 초래할 일련의 구속법들을 통과시켰다. 10만 명에 달하는 부탄 난민이 네팔 동부로 피난을 갔으며,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곳의 난민캠프에는 많은 수의 난민들이 남아 있다.


2007년, 몇몇 국가들은 부탄 난민들을 자국에 정주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이제는 부탄 난민 인구의 과반수가 선진국에 체류하게 되었다. 캠프에서 제한된 삶을 살다가 새로운 문화적 환경 속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해 살게 된 부탄 난민들. 이들은 현재 사회심리적인 콤플렉스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난민캠프에 남아 있는 이들과 다르지 않게 미국 내 부탄 난민 자살률이 증가한 상황은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각주:1]




재정착 이후의 회복에 관한 사례 연구로 미국 버몬트(Vermont) 주의 벌링턴(Burlington)에 있는 부탄 공동체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이곳에는 약 600명의 부탄 난민이 살고 있다. 이들은 사회심리적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내부 단체들과 함께 추가적인 전문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부탄 난민들이 서구식의 전문적인 정신건강 의료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언어적, 경제적, 문화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첫 답사 때 밝혀졌다. 주목할 만한 사실이, 이 지역에서는 전문적인 정신 치료를 받게 되면 그 환자와 환자의 가족이 사회적으로 배척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낄 만큼 전문 의료서비스가 야기하는 낙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공동체에서 세운 몇몇 계획들이 이와 같은 정신건강 의료서비스로부터의 격차를 메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비록 사회심리적인 안건과 명백하게 연관되어 있지는 않더라도, 여성 뜨개질 모임 ‘차우타리(Chautari)’, 신 아메리카인들을 위한 새로운 농장(the New Farms for New Americans) 농사 프로젝트, 버몬트 주 부탄인 연합(the Vermont Bhutanese Association) 등과 같은 공동체 내 단체들이 회복력에 관한 인지도 있는 정보와 생각들을 본 활동과 함께 다루고 있다.




많은 부탄 난민들은 대화를 통해 괴로움을 나누는 것과 같은 육체적, 정신적 양 측면의 소속감 유지가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상태를 예방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믿는다.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두 명 정도의 신뢰가 가는 친구 혹은 친척과 자신의 '짐'을 나눌 때에만 편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따라서 재정착으로 인해 가까운 사람들과 헤어진 점을 감안할 때, 감정 표현 및 사회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친구 만들기 모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또한, 특히 나이 든 난민들에게 있어, 문화적 정체성의 보존은 건강한 행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부탄이나 네팔로부터 온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뜨개질이나 농사일과 같은 익숙한 활동에 참여하면 자존감과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건강은 굳건한 마을 공동체 의식과 스스로의 소속감에 달려 있다. 이러한 가치관은 부탄이라는 나라의 지역 마을들이 보이는 상호의존적 농경 생활방식에 내재된 것으로 수년 간 난민캠프에서의 공동 생활을 통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다. 이상에서와 같은 공동체 내 모임들은 안전이 보장되었다는 느낌과 결속력을 제창함으로써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더 강한 사회에의 정착으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부탄 공동체의 대처 방안이 진행되는 차원에서의 언어 사용은 낙인이나 질병과 연관된 위험한 꼬리표를 부여하지 않는 등 사회심리적 취약성에 대한 부탄 난민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참여자들은 ‘일하지 않고 있는’, ‘하루 종일 집에서만 지내는’, ‘(특히 지난 일들에 대한) 생각이 많은’, ‘슬픔, 정신적 부담, 심적 긴장을 겪고 있는’ 난민으로 묘사된다. 이렇게 좋지 않은 정신건강 상태가 인지적인 장애라는 낙인찍힌 질병으로 이어지기 전에 공동체 차원의 예방치료 모델이 문화적으로 적절하게 개입되도록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접근방식은 가족이나 공동체 차원에서 개인의 고통을 다룬다는 점에서 ‘돕는 문화’에 대한 부탄 난민의 요구와 긴밀히 들어맞는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공동체 내 단체 활동들은 재정착 후라는 맥락에서 사회심리적으로 건강한 행복을 발전시키기 위해 민족심리학적 측면의 매커니즘을 확고한 자세로 지지한다. 정신건강 전문 의료서비스의 중요성이 평가절하 되어서도 안 되지만, 공동체 자체적인 대처가 정신병의 진행 및 악화를 예방하는 데 일조하고 자살 방지의 노력에 기여함으로써 전문 의료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라이애너 체이스

(2011년~2012년 미국 풀브라이트 네팔 장학생. 맥길대학교 사회/교차문화정신의학 대학원생.)





원문출처: Forced Migration Review (Issue 40)

(원문) Psychosocial resilience among resettled Bhutanese refugees


번역: 소은혜(난민인권센터 통번역자원봉사자)

감수: 김한나(난민인권센터 상근활동가)





  1. http://tinyurl.com/Bhutanese-suicide-IOM 자살에 관한 국제이주기구 2011년 보고서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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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난민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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