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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활동가이야기

난센 식구들을 위한 닭고기카레

하루가 다르게 춥고 건조해져 가는 난센의 보금자리, 가리봉동 사무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사무국 식구들의 밥통은 누구 하나 예외없이 더.더.더.더~욱 괄목할 만한 흡입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날그날의 식사 당번들은 역시나 더.더.더.더~욱 깊은 고민에 빠져 들고 있고요.

그런 모습이 우리 난민 친구 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나 봅니다. 결국 팔을 걷어 붙이고 주방에 들어오시는 것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 요즘이니 말입니다. 덕분에 다양한 색깔과 국적 꼬리표를 단 색다른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이 월동 준비를 앞둔 난센 사무국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0^


두구두구두구두구둑두르르르르~

이번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쉐프는 바로..........................................................................................................아이반(가명)입니다!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로 뚜렷한 거처를 정하지 못한 채, 김삿갓처럼 떠돌다 홍길동처럼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하며 난센을 찾아오는 아이반.

고향에서 아버지께 해 드렸던 마음으로 찬찬히 요리를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더 '선물'같았던 한.상.입니다.

메뉴는 치킨커리포슈. 그럼 지금부터 우간다 스타~일 치킨커리 조리 현장으로 떠나 볼게요!!!



요리를 위해 필요한 식재료는,

닭고기, 양파, 토마토, 카레가루, 소금, 옥수수전분, 물입니다.



먼저 적절한 크기로 토막낸 생닭을

흐르는 물에 씻은 후 기름을 두른 오목한 팬에 넣고 익힙니다.

혹 사진 상에 보이는 희뿌연한 녀석 때문에 흠찟!하신 분이 있을까 봐 코멘트를 하자면, 

팬에 들어간 재료를 익히는 동시에 다른 재료를 잘라 넣는 손빠르고 발빠른 작업을 진행한 아이반의 정신이 포착된 컷!이랍니다.

양해해 주세요~~



닭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껍질을 까 놓은 양파를 얇게 썰어 넣고 함께 볶습니다.

도마가 없으면 칼질이 서툰 이 도우미의 눈에는 공중에서 써는 아이반의 손놀림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씻어 놓은 토마토는 꼭지를 잘라내고, 역시 적절한 크기로 얇게 잘라 팬에 넣어 줍니다.

토마토를 너무 많이 넣으면 새콤한 맛이 강해질 수 있으니 양 조절 잘 해 주세요. 저희는 하나만 덜 넣을 걸 했답니다.^^ㅋ



김이 모락모락 나며 끓고 있는 팬에는 닭고기에서 빠져 나온 기름에 양파와 토마토에서 스며 나온 물이 '벅' 고입니다.

그 상태로 잠시 더 끓여 주세요.



한참 끓고 있는 팬에 카레가루를 넣어 줍니다.

아이반은 개인적으로 한국식 카레가루가 아닌 카레 본연의 향이 나는 녀석을 추천했습니다만, 저희는 남아 있던 한국 브랜드 카레가루를 사용했어요.

뭐, 나쁘지 않았습니다.^^



카레가루와 맞는 비율로 충분한 양의 물을 추가하고, 소금으로 간을 하며 계속해서 끓입니다.



여기까지 하고 치킨커리는 잠시 렛잇비!

이번에는 포슈를 만드는 단계로 넘어가 볼게요.*.*



넉넉한 크기의 솥에 미리 끓여 놓은 물을 담습니다. 그리고 나서 옥수수전분을 그 위에 톡.톡. 털어 넣어 주세요.



주걱으로 물과 옥수수전분을 저어 줍니다.

쉬지 않고 저어 주셔야 합니다~! 으쌰으쌰으쌰샤!!!



하안~참만에ㅠㅠ, 혹은 그음~새^^, 요렇게 끈기있는 반죽이 나오면,

드.디.어. 쉼없이 뒤집던 주걱을 내려 놓으실 수 있습니다!!

휴~* 

잠시 숨을 돌리신 후, 반죽된 것을 솥 한 가운데로 모아 주세요. 그리고 약간 옴폭한 접시를 위에 덮어서 뒤집어 줍니다.



그러면 이렇게 접시 안에 쏙~* 안착한 모습으로 포슈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선은 조금 식기를 기다리시고, 손을 대어도 괜찮겠다 하는 시점에, 사람 수에 맞게 덩이를 나눠 주세요. 



그러고 보니...



우리가 포슈에 열을 올리는 사이, 옆에서는 치킨커리가 향긋한 내음을 안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네요.

발그레~하게 익은 모습에 군침이 쩝.




포슈는 보통 치킨커리 안에 넣어 적절한 크기로 조각을 내거나 으깨어 섞어 먹는다고 합니다.

밥 없으면 뭔가 허전할까봐 공기 한 그릇씩도 함께 대령해 준 아이반의 센~스!



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냠................

새콤한 커리구수한 포슈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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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듯, 새로운 듯, 

이상, 아이반 표 치킨커리+포슈 한 그릇이 우리를 다시 한 번 한 자리에 모이게 한 난센의 점심식사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