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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물폭탄이 쓸어간 난민가족의 희망

2010.10.25 임승재 기자

살길 막막 스리랑카 국적 A씨… 추석 연휴 비 피해 반지하방 잠겨


추석 연휴 첫날이던 지난달 21일 기습적인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 주민들.

(중략)
거리는 온통 물바다로 변해 있었다. 허리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3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그는 집 앞에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수해 지원금으로 받은 돈은 100만원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절반은 집 주인에게 줘야 한다.

지난 22일 오후 부평구 십정시장 골목의 한 허름한 다가구 주택 2층 집을 찾았다. A씨가 교회와 한 사회단체의 도움을 받아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월 20만원씩 하는 19.8㎡ 남짓한 그의 단칸방에는 길에서 주워 와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장롱과 고장 난 냉장고, 폭우 속에서 유일하게 건진 컴퓨터 한 대와 옷가지 몇 벌이 살림살이의 전부였다.

그나마 이달 말이면 이 집도 비워줘야 한다. 보증금 300만원이 없어서다. 그는 "2살 난 아들의 분유값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는 간에 염증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아탐은 "일을 해 돈을 벌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스리랑카 반군 단체의 위협을 받아 2005년10월 한국으로 도망쳐 온 난민 신청자다. 그의 아버지도 이 단체에 의해 살해당했다.

하지만 그는 두 번이나 난민 신청이 불허된 상태다. 오는 27일 있을 행정재판에서 지게 되면 한국에서 강제 출국 조치돼 아내와 생이별을 해야 하는 처지다.

그는 "상상도 하기 싫다"며 "스리랑카의 치안이 안정될 때까지만이라도 한국 정부에서 시간을 줬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