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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서울살이




글 : 빅팀


  대한민국에서 난민 신청을 한 이후 제 가족의 삶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저희는 아이들 고등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서울로 오기 전에는 인천에서 살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교회에 갔는데 설교를 듣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며 결국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제가 하던 사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잃어 다른 일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때 잘 나가던 사업가였습니다. 그런데 개종하면서 파키스탄에 있는 돈과 자산을 모두 잃었습니다. 파키스탄은 엄격한 이슬람 국가로 이슬람 법에 따라 이슬람교를 떠나는 자는 권리를 잃게 됩니다. 


  저희가 비자를 연장하러 가면 출입국 사무소에 있는 담당자의 태도는 매우 무례합니다. 저와 저의 아내가 인터뷰를 할 때도 상대 담당자는 인터뷰 내용을 녹음하지도 않습니다. 저희가 한 말을 아무렇게나 꾸며대 인도적체류 비자를 받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희는 소송을 해야 했습니다. 저희 변호사는 법정에서 저희를 변호하기 위한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저희 교회가 재정적으로 저희를 지원해 줍니다. 난민으로서 저희는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생활을 합니다.


  저희 자녀들은 학교에 다니는데 열심히 공부하며 최선을 다합니다. 한국어도 하루에 적어도 다섯 단어씩 외우며 배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선생님들도 매우 좋으시고 저희 아이들이 한국인 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친절한 친구들도 있지만 어떤 친구들은 외국인을 동급생으로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거리를 둡니다. 저희 아이들은 친구들과 학업, 미래에 대학에 갈 목표, 케이팝, 그리고 맛있는 한국 음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친구들이 물어보면 저희 아이들이 파키스탄 음식과 문화에 대해서도 두세 차례 말해 줬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은 집에 돌아와 공부하고 쉽니다. 


  제 아내는 집에서 가사일을 합니다. 종종 장도 보러 나가고 일하지 않을 때는 신의 사랑과 돌보심을 청하며 기도합니다. 아내는 저희가 한국에서 난민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고 하나님께 끊임없이 기도합니다. 아내는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면 한국어 공부나 간단한 수학 문제를 봐주곤 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한국어 성경을 펴고 간단한 단어들을 읽은 다음 그 뜻을 영어로 찾아봅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그런데 제가 젊지 않기 때문에 일을 자주 바꿔야 합니다. 저는 제가 잘 운영했던 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일을 따로 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일하는 과정에서는 외국인을 차별하는 한국인 동료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싸움도 자주 겁니다. 외국인을 매우 험하게 대하는 깐깐한 한국인 상관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쉬는 시간이면 몇몇 동료들과 한국어를 연습합니다. 저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쉬는 시간이 되면 늘 행복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일 내 상관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데 가서 일자리를 찾으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겁이 납니다. 저는 언제나 자기 전에 성경을 읽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 기도합니다. 


ⓒ the refugee art project


  난민으로서의 삶은 힘들지만, 저희는 삶이 곧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희망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정부가 난민 보호를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 정부가 난민을 더 받기 시작하려면 100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한국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얼마나 차별적인지 그 점도 마음이 언짢습니다. 마치 한국 정부가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한 죄로 저희를 벌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비공식적으로 불교 국가입니다. 저희가 기독교 국가에서 살고 있다면 출입국 관리소 사람들로부터 더욱 인격적인 대우를 받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한국 정부가 제 이야기를 거짓이라고 생각한다면, 출입국 관리소 난민 담당 사무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기를 촉구합니다. 꼭 한국 정부가 이 글을 읽고 저희가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번역 : 정수지

감수 : 고은지





Posted by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