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 5주년] 악의적 난민심사 중단하고 제대로 심사받을 권리 보장하라

 



  2017년 8월, 난민인권센터는 난민신청자들의 면접 조서가 허위로 작성된 사례를 여러 건 발견했습니다. 모두 서울출입국외국인청 공무원 조00이 담당하고 아랍어 통역자 장00가 통역한 면접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난민신청자들이 심사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난민신청했다는 이유로 신청인 개개인에 대한 면접조사가 생략되거나, 심사가 예/아니오 식으로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되거나, 난민면접 중 담당 공무원이나 통역인의 고압적 태도와 폭언이 있거나, 신청인의 국적과 성별, 정치 및 종교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통역인 때문에 신청인이 자유롭게 충분히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 난민과의 심사관행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과 같이 악의적이고 위법한 면접심사로 대량의 허위 면접조서가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난민인권센터가 발견한 것만 총 19건으로 신청자들의 국적은 리비아, 모로코, 수단, 이집트이며, 동일한 유형의 인권침해를 받았습니다. 면접조서의 하단에는 모두 같은 통역인의 서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1.    단 한 번뿐인 면접심사, 그 중요성!


  난민들은 최소한의 필수품만을 가지고, 대개 신분증조차 없이 한국에 옵니다. 그래서 난민신청자가 서류나 기타 증거로서 자신의 진술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며, 신청인이 모든 진술을 증거로 뒷받침하는 경우는 오히려 예외적입니다(유엔난민기구, 난민 지위의 인정기준 및 절차편람과 지침 제196). 난민심사는 난민신청자 본인의 진술이 주된 증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 심사관은 신청자가 모든 증거를 충분히 제출할 수 있게 하고, 증거가 없을 땐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심사관은 신청자의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을 때는, 신청자의 진술이 일관성 있고, 납득할 만하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상반되지 않은지 그 신빙성을 평가합니다.

  

  난민지위의 인정기준 및 절차편람과 지침에서는 면접조사와 관련하여 "과거의 경험 때문에 본국의 기관에 두려움을 가지는 사람은 다른 기관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신청인은 자유롭게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사건을 충분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198)"고 하면서, "심사관은 신청인이 자신의 사건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그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200)"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사관이 사안의 사실관계에 관해 내린 결론 및 신청인에게 받은 주관적 인상 등이 신청인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으로 이어지므로, 심사관은 이들 법적 기준을 적용함에 있어 정의 관념 및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또한 신청인이 '보호를 받을 가치가 없는 경우'라는 심사관의 개인적 판단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202)"는 지침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난민법은 신청서+면접+사실조사 세 가지를 통해 심사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사실조사는 재량으로 하고 있으니 실제로는 난민면접이 거의 유일한 심사절차입니다. 난민지위 인정여부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면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면접조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은 피해신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진작에 난민 인정 받았어야 했던 A B,
허위 조서라는 게 밝혀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례 1.

A는 이집트에서 박해를 피해 안전한 국가를 찾아 한국에 왔습니다입국 후 바로 난민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했고서울출입국외국인청 난민면접실에서 장00의 통역으로 공무원 조00으로부터  15~20분 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난민면접 심사를 받은 뒤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았습니다그 이유는 면접조서에 A가 일을 하러 한국에 온 것이고난민신청서에 작성한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 진술했다고 되어있기 때문이었습니다하지만 A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A는 이의신청했으나 같은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았습니다.


그후 재판과정에서 면접 조서가 허위로 작성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조정을 권고했고법무부는 난민불인정결정을 직권취소했습니다이후 재면접을 거친 A는 난민인정을 받았습니다


사례 2.

난민 B는 예멘에서 박해를 피해 안전한 국가를 찾아왔습니다입국 후 난민신청을 한 뒤서울출입국외국인청 난민면접실에서 장00의 통역으로 공무원 조00으로부터 약 15~20분 가량 난민면접 심사를 받고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았습니다. B는 이의신청했으나 A와 같은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았습니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서울출입국 측은 면접조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것을 부인했습니다그러나 여러 차례의 재판 기일을 통해 면접과정의 위법함이 드러났습니다. 법무부는 본인 측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상황이 되자, B의 난민불인정결정을 직권으로 취소해 소송을 종결시켰습니다.


이의신청 및 소송절차가 진행되는 사이에 한국에 입국한 난민 B의 아내와 아이들이 먼저 난민지위를 인정 받았고난민 B는 직권취소 이후 가족결합을 통해 난민인정을 받았습니다.



 <면접조서 사본- 확인된 피해 사례 모두 위와 거의 동일한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짐>



2.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 심사다” 법원의 판결

  법원은 위와 같은 허위 면접심사가 위법하다는 것을 두 차례의 판결을 통해 밝혔습니다. 법원은 “해당 난민면접이 형해화될 정도로 졸속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난민면접절차를 제대로 거쳤다고 볼 수 없고”, “필수적으로 진행했어야 할 박해에 관한 질문이나 난민면접조서의 확인절차 등이 누락되거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원고의 진술조차 왜곡되어 면접조서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아” 이러한 난민면접조서를 기초로 한 이 사건 처분에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017. 10. 12. 선고 서울행정법원 2017구단4294 판결, 2018. 6. 27. 선고 서울고등법원 2017누47245 판결)




   <불인정사유서 사본- 확인된 피해 사례 모두 불인정 이유가 위와 거의 동일하게 기재돼 있음>





사례 3.

박해를 피해 입국한 난민 C는 난민신청을 한 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난민면접실에서 장00의 통역으로 공무원 조00으로부터 약 15~20분 가량 난민면접 심사를 받고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으로부터 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았습니다이후 이의신청이 기각된 C 변호사 조력을 받아 난민불인정처분취소의 소(소송)를 제기하였습니다.

 

재판과정에서 C의 면접조서가 허위로 작성되었음이 드러나법원은 난민 C에 대한 난민불인정결정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취소한다는 내용의 C의 승소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심사과정의 중대한 위법행위와 이로 인해 심각한 인권침해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부는 미온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난민인권센터와 난민네트워크에서는 작년부터 법무부에 허위면접조서 및 인권침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법무부에서는 전수조사를 진행한다고 한 후, 조사의 범위나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허위 면접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여 법정에서 불리해진 사건에 대해서만 판결 결과를 피하기 위해 직권취소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직권취소되지 않은 사건들은 해당 난민이 재신청으로 재심사를 요청하기도 했는데, 처음에 허위 작성된 면접조서의 내용과 재신청 신청서의 내용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인정결정을 받는 비상식적인 일들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신청자들입니다.





최초 면접 때 쓰인 조서가 허위였다니까요!

재신청에도 신청자 발목 붙잡는 법무부 면접허위조서


사례 4.

난민신청자 D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난민면접실에서 장00의 통역으로 공무원 조00으로부터 약 15~20분 가량 난민면접 심사를 받았고그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사를 당했습니다이후 D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으로부터 난민인정을 불허하는 처분을 받았습니다그 후 난민 D는 위 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법무부장관은 같은 이유로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하였고난민불인정처분취소의 (소송)를 제기하였습니다.

 

D는 소송구조신청을 하였으나 거부되어 아무런 변호사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소송과정을 홀로 진행하였고면접심사의 위법성에 대해 구체적 심리도 이루어지지 못한 채로 3심까지 최종 패소 하였습니다.  D는 소송이 패소한 후 결과에 승복할 수 없어 한 법률사무소를 찾아갔고그곳에서 비로소 면접조서가 허위로 작성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D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다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을 찾아가 난민재신청을 하였습니다.


재신청에 대한 면접심사 과정에는 최초 면접심사 때와 같이 통역인이 모욕적인 발언과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면접도 비교적 상세하게 이루어졌지만 난민불인정결정을 받아 든 난민 D는 다시 한 번 큰 충격과 실망감에 빠졌습니다난민불인정사유서에 기재된 내용이 “최초 난민신청에 대한 면접시에는 돈을 벌러 왔다고 진술하였다가 재신청때에는 진술을 번복하였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어떠한 사유에서인지 D에게 인도적체류허가를 부여하였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난민지위는 불허하였고,  D는 현재 이의신청을 하여 위법 부당한 재신청에 대한 난민불인정결정을 다투는 중입니다.




3. 엉망진창 난민면접, 막을 수는 없었을까?


1) 면접시 난민신청자의 권리, 제대로 고지되는 경우 없어


  난민신청자에 대한 면접과정이 난민지위 인정여부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함에 따라 면접과정에서 난민신청자의 진술의 정확성 확보는 매우 중요하며 난민법에서는 이를 담보하기 위한 장치들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난민법 제8조 제3항에서는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면접과정을 녹음 또는 녹화할 수 있다. 다만, 난민신청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녹음 또는 녹화를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난민신청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난민신청자에 대한 면접과정의 녹음 또는 녹화를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난민면접 녹화제도가 운영되기 시작한 이후 녹음녹화의 활용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2017년은 총 818건으로 전년도 335건에 비해 483건이 증가했습니다(난민인권센터 [통계] 국내 난민 심사현황, http://nancen.org/1689). 그러나 난민신청자에게 녹음 또는 녹화를 요청할 수 있다는 권리를 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가 되었던 위 사례들 모두 단 1건도 녹음 또는 녹화를 한 사례가 없으며, 심지어 당사자가 요청을 하였음에도 묵살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난민신청자는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국가 기관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고, 이와 같은 경우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사건을 충분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는데(난민지위의 인정기준 및 절차편람과 지침 제198항), 이 과정에서 충분히 필요한 진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난민법에서는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난민법 제12조) 및 신뢰관계 있는 사람이 동석할 수 있는 권리(난민법 제13조)를 명시하고 있지만, 난민신청자에게 이와 같은 권리가 있음을 고지하는 경우는 거의 드문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이와 같은 정보가 없는 난민신청자로서는 변호사의 조력 또는 신뢰관계 있는 사람의 동석 없이 면접을 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문제가 되었던 위 사례들 모두 변호사의 조력을 받았거나 신뢰관계 있는 사람이 동석한 예가 없었습니다.  



2) 전문 통역인 없는 난민 면접, 누굴 믿고 면접에 응해야 하나


  난민법은 제14조에서‘면접과정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통역인으로 하여금 통역하게 하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난민법 시행령 제8조에서는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난민전문통역인”이라 한다)으로 하여금 면접 과정에서 통역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난민법령상 난민전문통역인의 자격인정은 난민법령이 명시한 바에 따른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 자격이 주어져야 하는 것이며 이 요건은 엄격히 해석되어야 합니다. 난민전문통역인의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난민전문통역인 자격 인정 혹은 적합성 인정을 위한 세부적인 교육과정 수립과 평가 및 검정이 선결 과제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난민법 시행령 제8조 제1항에서 규정한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교육과정을 마친 난민전문 통역인이 어떠한 교육을 거쳐 어떻게 인증 선발되어야 하는지, 즉 난민전문통역인에게 요구되는 통역능력, 난민전문통역인의 선발기준 및 선발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전혀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문제가 된 위 통역인 장00은 전문통역사 자격의 관문으로 불리는 통번역대학원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대학교에서 아랍어를 이중 전공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피해자들이 "통역인의 아랍어를 이해할 수 없었으며, 통역인도 자신의 말을 이해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난민전문통역인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위 통역인의 통역의 질에 대한 검증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요? 그리고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허위통역을 상습적으로 하였는데, 과연 위 통역인에 대한 윤리성은 어떻게 검증하고 교육한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난민통역인의 선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로 난민 면접이 진행된다면 앞으로도 언제든지 이런 제2의 장00이 통역업무를 수행하고, 위와 같은 많은 인권침해 사례들이 발생할 것이며, 난민심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더더욱 담보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해당 통역인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 맡은 아랍어 통역의 건수에 대해 출입국에 정보공개를 하였으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심사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수 있으며, 통역인에게 지급된 수당 총액은 사생활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사유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4.    재신청을 부르는 난민심사, 더 이상 난민신청자들에게 ‘허위신청’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라


1) 재신청자들이 제도를 남용하는 거라고?


  현재 법무부는 최종적으로 난민지위가 불허된 이후 재신청을 하는 난민신청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남용적신청자라는 딱지"를 붙입니다. 재신청을 하러 가면 체류기간이 남은 상태임에도 ID카드를 빼앗고, 체류기간 만료시점에 다시 출입국에 오도록 하여 출국명령을 내립니다. 재신청 심사기간동안 난민신청자들은 출국명령이 내려진 상태로 출국기한을 유예하는 스티커 또는 도장을 받아가며 불법이 아닌 체류상태를 유지합니다. 이때 이 사람이 왜 재신청을 하였는지, 최초 신청 때 어떠한 사정으로 난민불인정결정을 받았는지의 사정은 일절 살펴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법무부는 지난 2018. 6. 29. 자 "제주도 예멘인 난민신청 관련 조치 상황 및 향후 계획" 보도자료에서도 "남용적 신청자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난민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재신청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남용적 신청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이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법을 찾고자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위 사례 1, 2의 난민 A와 B는 소송과정에서 법원이 문제상황을 발견하고 구제받아 재신청 과정에서 난민지위를 인정 받았습니다. 


  사례 4의 난민 D는 소송과정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지 못해 아무런 구제를 받지 못했지만, 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을 겪으며 많은 충격을 받고도 힘을 내어 재신청을 했습니다. D는 이 과정에서 다른 재신청자들과 마찬가지로 ID카드를 빼앗기고 출국명령을 받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D는 재신청 면접에서 과거 경험에 대해 충분히 진술하고 이와 관련한 증거들을 제출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D가 받은 것은 "난민불인정결정통지서와 사유서"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불인정의 이유가 "최초면접 당시에는 일을 하러 왔다고 진술했는데, 재신청 면접 당시와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재신청 심사 당시에는 이미 위법한 허위면접조서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던 상황인데다가, 법원에서도 중대한 절차적 하자를 인정한 판결을 내린 이후였습니다. 이미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이 문제상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와 같은 사유로 난민불인정결정을 내린 것은 어떻게 해도 납득되지 않습니다. 법무부측의 위법행위로 재신청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피해자가 어느 사이에 남용적 신청자로 취급을 받고, 신분증도 빼앗기고, 출국명령을 받아 언제 쫓겨나거나 구금될지 모르는 "체류"라 볼 수 없는 상태로 체류하고 있는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2중의 인권침해 피해를 겪고 있는 난민신청자는 D뿐만이 아닙니다. 


2) 법무부의 미온적 대처를 규탄한다


  위와 같은 논란에 법무부에서는 전수조사를 진행한다고 했지만, 조사의 범위나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불리한 판결이 예상되는 소송에 대해서만 직권취소를 하는 등 미온적인 대처를 해왔습니다. 또 사안을 공론화 하고 해당 공무원과 통역인에게 적절한 징계를 하기는커녕 판결을 통해 확정되기 전에 일부 문제되는 사안만 직권취소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축소해왔습니다.


  또 앞서 언급한 사례 4와 같이 일부 피해자들은 법무부의 위법행위로 어쩔 수 없이 재신청했음에도, 허위작성된 첫번째 신청의 조서와 재신청 면접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인정 결정을 받는 황당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난민인권센터는 지난 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해당 공무원이 실시한 총 면접조사 및 심사결정통계의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별도로 작성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비공개결정을 받았습니다. 각 심사관별 심사결정 통계를 인정/불인정/인도 등으로 구분하여 작성하는 것은 별도의 확인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이를 외부에 공개함은 심사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수 있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결정도 받았습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정확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는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잘못된 사안을 바로잡고자 하는 최소한의 의지는 있는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이에 난민인권센터는 법무부의 안일한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법무부에 요구합니다. 


하나, 허위 난민면접조서에 대한 전수조사 진행내역을 공개하라!

둘, 재발 방지를 위한 절차를 마련하라!

셋, 피해자들의 정신적 및 실질적 손해를 보상하라!

넷, 허위 난민면접조서를 작성한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공무원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라!






<관련 언론보도>


2017. 11. 26. 자 세계일보 기사 "[심층기획 - 갈 길 먼 '사법통역'] ‘엉터리 통역인’에 두 번 우는 난민들"


2018. 7. 9. 자 국민일보 기사 "[단독] 줄잇는 난민 신청자 엉터리 통역에 눈물… 드러난 난민심사 허점"




난민인권센터 김연주, 구소연 


Posted by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