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성명서

글: 나오라스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을 통해 하미드 무함마드 앗누르(하미드 뭄타즈) 수단 외교부 장관이 최근 한국정부의 초청을 받아 방한하였습니다.


수단 외교부 장관은 방한 동안 한국방송공사 KBS WORLD 관계자들과 만나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한국의 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아랍어 부서와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수단 외교부 장관의 방한은 지난 몇 년 동안 수단, 남수단 대표의 공식 방문이 이루어진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수단에는 두 대통령이 감독하는 정치경제위원회가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합니다.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수단 난민이자 이 일에 관련된 사람으로서, 저는 한국과 수단의 현 유혈정부 간 정치적 경제적 협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분노와 불쾌감을 느낀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수단 정부는 북한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 이슬람 정부가 저에게 박해를 가하고 고문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제가 고국을 떠나 난민신청을 하게 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 Omar Dafalla


 

1989년 수단 이슬람 정부가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군사쿠데타로 물러내고 정권을 잡았습니다. 정권을 잡은 뒤에는 수단 남부 국민들을 대상으로 폭력적인 지하드 전쟁을 벌였고, 2011년 독립국을 선포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정부는 여전히 독립국 내에서 같은 분파는 지원하면서 다른 분파는 박해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이슬람 정부는 또 다른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 전쟁은 다르푸르(수단의 가장 큰 지역)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 부족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청소였습니다. 


이슬람 정부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겨자가스와 같은 금지된 무기를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정부군이 집단 강간, 마을 전체 방화, 주민 강제 이주 등의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전쟁, 반인도주의, 집단학살 범죄를 혐의로 수단 대통령을 포함한 범죄 연루자들을 체포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정부는 수단 범죄 정부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역대 한국 정부는 수단 정부와 지속해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고 경제 기업을 육성하였습니다. 서방국가가 수단 정부를 봉쇄하는 가운데 한국은 수단 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일조했습니다.


ⓒ Omar Dafalla



존경하는 한국국민 여러분. 


저는 한국정부의 불공정함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사실상 한국국민 여러분께 불평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여러분께 말고는 말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정부의 잘못된 대외정책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이 결과에 대한 대가는 수단 시민들이 치르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수단정부와 협력했던 것처럼 아프리카의 일부 독재정부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독재자들은 더욱 시민들을 상대로 인권유린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이들의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뻔한 결과이지만, 수단 국민들은 한국 같은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난민신청을 할 것입니다. 난민신청은 국제사회가 잘못된 정책에 참여하고 침묵하여 생긴 당연한 결과입니다.


한국은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나기까지 참혹한 인권침해를 겪어왔습니다. 일본의 제국주의부터 시작하여 한국전쟁, 그리고 독재정부 시대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독재정부 대신 시민의 힘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워야 합니다. 


물론 정부는 시민의 이익을 실현시킬 권리가 있습니다만, 동시에 가치와 원칙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어떤 국가에서도 국가의 이익과 부흥은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보다 우선시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한 시민으로서, 이해관계가 동일할 수도 상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들을 이어주는 가치와 상징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해 우리는 이러한 가치를 수호해야만 합니다.


한국은 최근 수단의 젊은 외교부 장관을 한국으로 초대하였고 한국의 여러 기관은 수단 장관의 방한에 환대해주었습니다. 이 외교부 장관은 수단국민경찰, 공공질서경찰 두 기관을 대표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기관은 이슬람 정부 탄압기구의 산하기관입니다. 이 기관 관계자들은 이슬람 정부의 바람대로 ‘역량 강화’와 ‘전반적인 이슬람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당 두 기관의 관계자들은 국민 개개인을 상대로 간첩 및 감시 활동을 벌였고, 특별 수용소에 체포 및 고문, 특별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끔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부과하는 혐의는 바로 이슬람법 위반입니다. 그리고 하미드 무함마드 앗누르 외교부 장관은 많은 이들의 고문에 직접 관여하였습니다.



한국정부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를 포함한 여러 단체를 통해 수단에 보조금 등 원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년째 부패한 독재 정권 아래에서 수단국민들은 한국정부가 제공하는 원조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현 한국 민주주의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지난 정부가 저지른 실수를 고쳐나가 주기를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 난민인권센터에서는 한국사회 난민의 다양한 경험과 목소리를 담고자 참여작가를 모시고 있습니다. 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refucen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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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감수: 정수지고은지


Posted by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