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년 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툭 건들면 훅 하고 쏟아져나올 것만 같은 일들, 감정들 그리고 사람들이 있습니다.

 

난센에서의 활동이 끝난지 한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재작년 난센의 문을 두드린 이유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왜 난센에 지원했냐는 물음에 난민을 가까이서 보고자’, ‘직접적으로 돕기 위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조금 추상적인 대답입니다만 새삼 돌이켜보니 저 말에는 난민을 개개의 한 인간으로 보기 이전에, ‘난민이란 개념에 제 편견과 환상을 자의적으로 투영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을 직접 만나보기도 전에 약자의 위치에 놓고 나는 그들을 돕는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저를 가두어버린거지요. 그리고 이 프레임을 실현시킴으로써 제 욕심을 채우고자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이 프레임을 인지했고 놀랐고, 동시에 부끄러웠습니다.

 

저에게 난센에서의 일련의 활동들은 저의 서툴고 미숙한 부분이 저 또는 타인에 의해 부딪히고 깨지고 회복됨의 반복이었고 계속 변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과정은 힘들고 종종 외로웠지만 감수성의 깊이와 다양성, 여기에 필요한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난센을 거쳐간 활동가들 중 한 분의 후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저는 자발성에 기초한, 권위적이지 않는 공동체를 위해 서로의 틀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서로 간의 차이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난센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그런 가능성들을 만들기 위해 상상력으로 멋진 발걸음들을 내딛을 난센에 함께 해주시고 지켜봐 주시길!’

 

이미 난센은 자발성에 기초한, 권위적이지 않는 공동체를 위해 서로의 틀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서로 간의 차이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곳이 아닌가싶습니다.

 

난센이라는 같은 단체에서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지만 활동가마다 난민’, ‘단체’, ‘관계등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의견차가 있습니다. 의견차를 좁히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며 때론 힘들고 고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존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회의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드러납니다. 난센에는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조심스러운 분위기, 가령 문화같은 것이 형성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각자 뚜렷한 자신의 색이 있는데 이를 강요하거나 무조건 드러내지 않고 옆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때에 따라 자신의 색을 흐리고 그 사람의 색에 물든다던지, 어떤 때는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의 색이 만나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함께 지낸 계절속에 피고졌던 꽃들보다 훨씬 많은 색을 가진 난센이 앞으로 더욱 풍성한 빛깔로 반짝이길 기대해 봅니다.





난센을 통해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 난센활동가들, 난민분들, 다른 단체의 활동가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매일의 고백노래가사처럼 난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온기를 가끔씩 꺼내어 보고 삶에서 마주치는 슬픔과 눈물을 넉넉히 견뎌 걸어가겠습니다. 활동을 마지막까지 지속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사람들로부터 단비라고 불릴 수 있어서 기뻤고, 또 그렇게 불러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 선곡 강아솔_매일의 고백


(이다은 前 활동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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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난민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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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금 2017.02.06 1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아 우리 단비 다은 2다은 쌤 ㅠㅠ 너무 고생많았어요. 읽는 내내 눈물날 것 같고 울컥하고 그랬더용 진짜 고생 많았어요ㅠㅠㅠ! 아름다운 쌤의 삶도 응원해요:)

    • 댄비리 2017.02.15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금쌤~!! 글 읽어주시고 이렇게 댓글도 달아줘서 고마워요 :) 저도 아름다운 쌤의 삶을 응원합니당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