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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

[후기]11월 월담 '난센과 나의 이야기' 후기

11월 월담 '난센과 나의 이야기' 후기



지원C 회원님이 들려주는 생생한 월담 듣기

11월 24일, 난센에 다녀왔어요. 일찌감치 가서 장소 확인하고 커피숍에 앉아 있다 시간 맞춰 올라가야지 했는데  '미래청' 건물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일찍 오기 잘했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실컷 놀았습니다. 밖에는 야외도서관이랑 농구골대랑 예쁘게 꾸며져 있었고 1층에는 '창문카페'라고 탁 트인 카페가 있어서 고구마라떼 한 잔 마시고 7시 맞춰서 사무실 올라갔더니,

"월담 내일인데요." 헐... 날짜 잘못 알고 하루 일찍 간 거였어요. 살짝 당황하며 얘기 좀 나누다 "내일 또 올게요" 하고 나왔는데, 다음날 보는 분마다 "들었어요, 어제 오신 분 있었다고" 그러셔가지고 웃겼어요. 처음 오신 분? 질문 나왔는데 저는 어쩌다 '난센' 처음 간 사람 아닌 걸로! 그렇게 되었네요. ㅋㅋㅋ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이렇게, 화살표들이 친절하게 붙어있어요. 활동가분들의 귀여움이 묻어있었습니다. 미소 지으며 절대 헤매지 않고 모임장소에 도착! 쨘!! 10분 전에 갔는데 제가 처음 도착한 거였어요. 활동가분들과 서로 신기해하며 엄청 반갑게 인사를 나눴어요. 음식을 준비하다가 저 보고는 함박웃음~ 첫 느낌 완전 행복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니까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처음인데도 완전 편하고 즐거웠어요.

웃픈 일이지만, 난민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다들 몰랐기 때문에 실태를 모르는 것을 전제로 대화를 나눴어요. '겨울옷 안 가져왔을텐데 옷은 어떡해요?' '난민분들은 난센에 어떤 도움을 요청해요?' 이런 질문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어요. 궁금한 것 엄청 많으셨던듯. 저 포함. 

키워드가 적힌 카드를 놓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어요.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키워드가 있으면 빈 카드에 적으면 되는데요, 저는 '참여'를 적었습니다. 이주노동자분들께 어떤 도움이 필요하냐니까 와서 노래를 불러줬으면 한다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다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난민분들도 즐길거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가까운 데 같이 소풍도 가면 좋겠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게 난센이 그 일에 나선다는 게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고민을 말씀해주셨어요. 언어 문제도 있고, 만나봤더니 안 맞더라 할 수도 있고. 그러면 SNS를 통해서 먼저 친해지는 건 어떨까요, 제가 시범케이스로 만남 가져보면 안될까요, 이렇게도 말했는데요. 긍정적으로 들어주셨어요.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활동가분들과 꾸준히 의견교류 해야겠어요.

'소수자, 난민, 이방인, 타인...' 이런 류의 키워드가 많았던 것 같아요. 저는 '내가 소수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 빼고 모든 사람은 다수. 그들과 나를 구분짓는 단어들을 별로 생각 안 했는데 이런 단어가 많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선입견은 깨져야 하는데... 여행 온 외국인, 이민 온 외국인, 유학 온 외국인 얼마나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난민분들도 다를 것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마음에 상처가 있는 분들이라는 것도... 상처 없는 사람 어디 있나요. 더 조심하고 무조건 잘해주고 그럴 필요 없이 오직 솔직하게 대하면 되지 않을까.

훌쩍 3시간이 흘렀어요.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진행 맡으신 단비님은 대화를 차마 끊지 못하고 5분만 더, 5분만 더, 하니까 계속 시계 보며 안절부절 못하셨어요. 다들 할 말이 넘쳤어요. ㅋㅋㅋ 활동가님들은 바깥에서 보는 '난센'이 어떤지 궁금해 하셨는데 좋다는 소문은 들리는데,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좋은가보다, 단점은 모르겠다고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다른 NGO단체에서 난센을 벤치마킹하러 방문했다는 글 읽었던 것 같아요. 바깥에서 보는 난센은 '좋거나 모르거나' 인 것 같아요. 내년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난센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좋게좋게요.

마지막으로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하는데, 자기소개도 저부터, 소감도 저부터, 순서가 그렇게 돌아갔어요. 자리를 잘못 앉았어요. ㅋㅋㅋ 시간이 짧아서 아쉽다는 소감이 많았어요. 마치고 상담실 구경을 시켜주셨어요. 담소 나누기 좋게 깔끔하게 꾸며진 공간이 2개 있었어요. 벽에는 응원 메시지가 붙어 있었는데 저도 짧게 적었습니다. "2017년엔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우리 모두에게. 굿럭!" 저에겐 벌써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요. 난센을 만나게 돼서 기뻐요. 쭈욱 좋은 인연 이어가요, 난센 파이팅!

아랍어 통번역 능력자 분들이 부족하다고 해요. 저는 아랍어 1도 몰라서 구글번역기를 돌려 봤어요. 읽을 수는 없지만,  응원하는 제 마음 전달되기를 바라며 أنا هنا. أنا صديقك. 

활동가님들이 정성으로 준비해주신 맛난 음식들! 오랜만에 먹는 송편에 꽂혀가지고 쉴새없이 손이 가요 손이 가~

요것은 월담을 위해 회원님이 보내주신 선물이래요. 레몬청과 모과청인데 잘 마셨어요. 완전 상큼! 말해 뭐해! 집에 가려는데 귤과 김밥 바리바리 싸주시고 아쉬움의 포옹도 해주셨어요. 아무 때나 놀러오라고 연락처도 주시는데 완전 감동 받았어요. 난민분들 찾아오셨을 때도 이렇게 잘 대해주시겠구나 알 수 있었어요.

난민은 '소수자'입니다. 난민지위신청자는 '다수'입니다. 이 말로 2016년 11월 25일 월담 후기를 마칠게요.


지은 회원님의 소감 한마디

난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부와 학교생활을 이유로 실질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늘 아쉬웠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서 난센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사실 난센 회원도, 자원 활동가도 아니었기에 제가 가도 되는 자리인지 고민했어요. 하지만 막상 와보니까 가족같이 반겨주셨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난민을 돕게 된 이유, 난센에서 하는 활동, 난민들을 위한 트라우마 치료 등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 회원 분들, 자원 활동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난민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가 들었어요. 이번 난센의 행사를 통해 용기를 얻었고, 난민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난센 가족과 함께 하면 좋겠어요:)


다이만 회원님의 소감 한마디

지난주 갑자기 받은, 반가운 문자 한 통, 난센의 월담 초대 메세지였습니다. 부끄럽지만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오랜만에 난센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지나간 소식들, 특히 제가 즐겨읽었던 난센 일상과 활동가 이야기등등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묵묵하게 많은 일들을 해나가고 있는 활동가분의 활동들을 읽으면서 언제나처럼 감동을 받았습니다. 활동가분들 중 낯선 얼굴들도 있어 어떤 분인지 궁금하기도 했지요. 이번11월 월담을 통해 그 궁금증이 조금은 해결이 되었고, 참여한 한 회원님의 이야기처럼 저도 이제부터 글을 읽을 때 얼굴을 떠올리면서 더 개인적으로 읽게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자리를 통해 실제로 얼굴을 보면서, 준비하신 다과와 프로그램들을 통해 서로, 특히나 난센과 그 안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어서 저에게는 참 의미있는 시간과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분들이 있는 게 얼마나 힘이 되고, 중요한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남의 자리 감사하고, 항상 응원합니다!!!


경주 회원님의 소감 한마디

동료회원분들은 어떤 마음과 빛깔을 갖고 계실지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테이블에서 나눴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기억합니다. 난센과의 시작-첫만남은 어땠는지, 어제밤에는 어떤 마음으로 잠에 들었는지, 최근에 읽은 책은 무엇인지 등등 동료회원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로를 더 알 수 있었고 순간 순간 제 회원활동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월담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음.. 저는 이제 '후원회원'이란 말을 과감히 사양하기로 했습니다. 대신에 회원으로서 난센안에서 어떤 '활동'을 해나가야할지 조금 더 고민해야겠다고 다짐스런 것을 했더랬습니다.


정리하며

난센은 분기별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난민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월담이란 시간을 가집니다. 지난 11월 25일에는 난센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회원분들과 자원활동가분들을 모시고 '난센과 나의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월담을 꾸려보았습니다.  난민에 관한 이야기는 종종 나누어 왔으나 정작 난민들의 삶을 지지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이들이 가진 고민과 일상의 모습은 어떠한지,  어떤 질문과 기대를 품고 난센과 함께해주시는지, 한 분 한 분 직접 얼굴을 뵙고 마음 속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었습니다. 

준비한 것 보다 더 풍성한 이야기가 오간데다가 생각지도 못한 따뜻한 응원을 받아 울컥한 마음을 안고 아쉬운 자리를 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월담은 특별히 좀 더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먼저 오신 네 분의 회원분들께 후기를 부탁드렸고 네 분께서 소중한 당일의 기억을 전해주셨습니다 :) 난센은 보내주신 후기를 찬찬히 읽으며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야할 지 또 어떻게 회원분들과 자원활동가분들과 함께 동행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다음 월담을 준비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월담 때 다시 만나요.   



(김지예 활동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