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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Activities/활동가이야기

[꽃보다인턴] 행정법원, 출입국사무소 및 난민실 방문기!

안녕하세요, 난센가족 여러분!
지난 2014년 9월 4일은 장유연, 이나단 인턴이 김성인 사무국장과 류은지 활동가의 안내로 법원과 출입국사무소를 방문하는 날이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던 그 날의 기록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높고 푸르디 푸른 가을 하늘이 반겨주는 아침이었습니다. 
  양재역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화창한 날씨에 감탄하고 있었지요. 외관부터 으리으리한 서울행정/가정법원 건물에 들어서니 '우와, 대한민국 정부는 꽤 돈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화려하게 반짝이는 유리벽 하나하나에 국민에 세금이 쓰였겠지 하는 씁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초장부터 제가 너무 까칠까칠한가요? ^.^)




10시 반에 예정된 난민재판에 늦진 않았나 걱정했지만 기우였습니다. 
  간단히 가방 스캔을 마치고, 지하 법정까지 내려가니 시간이 넉넉했어요. 다 먹지 않은 음료수를 잠깐 치우고, 모자도 벗고서 법정에 들어섰습니다. 한 달 전 방문했던 동부지법의 법정보다는 좁았지만 아주 깨끗한 새집에 들어온 기분이었습니다. 세 판사님들이 맨 뒤쪽에 앉아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랩탑을 들여다 보고 계십니다. 특별히 가운데 앉은 판사의 랩탑화면은 왼쪽 벽면 큰 스크린으로 띄워서 방청 온 이들도 볼 수 있게 해놨더라고요. 최신식 시설의 법정인 것 같았습니다. 큰 화면을 통해, 오늘 처리해야 할 사건 목록과 각종 증거를 스캔한 사진들을 함께 살펴보니 재판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날, 첫 난민재판은 인도에서 온 청년이 원고로 서게 되었습니다. 그 이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자신은 한국어가 서툴다고 판사에게 말했습니다. 재판장은 약간 비꼬는듯한 말투로 '한국말 다 알아먹으면서 왜 못 알아먹는 척하느냐'며 핀잔을 주더군요. 그리고는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오라며 다음 기일을 잡았습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 사람은 조급히 법정을 떠났습니다. 뭔가 씁쓸했습니다. 그 이후로 이어진 재판에서는 직접 참석한 외국인은 없었고, 변호사만이 원고석을, 서울출입국사무소에서 나온 법무관들만이 피고석을 지켰습니다. 특히 국적국에서 살해위협을 받았던 한 원고가 추가로 제출한 증거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본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총격이 있었던 현장사진, 이를 보도한 지역신문기사, 가족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한국에서의 활동을 보여주는 여러 자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난센 신입 인턴으로서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는 제게, 난민재판에 활용되는 증거들을 확인해보는 참 좋은 기회였습니다. 




  행정법원을 떠나 교대역에서 가까운 서울고등법원에 들렸습니다. 동쪽에 위치한 별관에 가보았는데 예정된 재판이 없는지 실내등도 꺼져있고, 사람도 없고 썰렁했습니다. 외국인전용창구가 공석인 것만 확인하고 바로 목동으로 떠났습니다. 




다음 행선지... 울출입국관리사무소 별관은 양천구청역에서 도보로 멀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김성인 사무국장님과 만나 점심을 먹은 후 별관 3층에 있는 난민실로 들어갔습니다.




 훈훈한 인상의 '실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은행창구처럼 외국인을 상대하는 공간 뒤쪽 큰 테이블로 안내해주셨습니다. 실장님은 최근 인터뷰실을 위시로 난민실 자체가 크게 확장되었다고 말씀해주십니다. 심사관분들의 사무공간이기 한 인터뷰실은 꽤 넓어서 통역자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도 넉넉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한 심사관분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올해 난민 신청자가 유난히 많아서 쉴 틈 없이 면담업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법무관님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 아래층 국적과를 둘러본 것으로 난민실 방문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늘의 마지막 일정인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본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여름보다 무더운 날씨에 지칠 수도 있지만 사무국장님의 시원한 개그가 있어서 하루종일 신이 납니다. 1층에 들어서니 '점심시간 도심 속 은행'보다도 더 많은 대기자들과 여러 창구를 지키는 직원들, 대기번호를 호출하는 벨소리와 사람들의 대화, 통화소리~ 정신이 쏙 빠질 듯 빠쁜 광경이었습니다. 체류기간 연장과 체류자격 변경에 따른 수수료를 잠시 살펴보았는데 꽤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조사과에 찾아갑니다. 화성보호소에 수감되어 정서불안에 시달리는 한 외국인에 대한 일시보호해제를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직원들은 경찰 근무복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드는 엄숙한 분위기였습니다. 서류 작성 방법에 대해 물어보는 한 외국인에게 어느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쓰라는 거 다 쓰라구요. 저기 책상가서 똑바로 써 똑바로!!!'라며 윽박지르기도 했습니다. 

  한편 우리가 만난 법무부 직원은 우리에게 필요한 서류와 진행상황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최대한 빨리 서류를 준비해서 보내기로 하고 직원분께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로소 새로운 인턴들의 기관방문 일정은 모두 끝이났습니다. 오목교역으로 걸으며 국장님, 류은지활동가, 장유연인턴, 그리고 저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있었던 해프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의 요지는 한국인을 대하는 공공기관의 직원의 모습과 출입국사무소의 몇몇 직원들의 모습이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큰소리로 윽박지른다거나 불친절한 말투로 응대하는 등 출입국사무소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기가 힘든 하루였습니다. 끝~